투쟁 메이트

고의숙

조순희

장작더미를 배경으로 팔짱을 낀 채 등을 맞대고 있는 고의숙, 조순희의 사진. 두 사람은 마치 탐정 듀오처럼 체크무늬가 포인트인 외투를 입고 당당한 표정으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.
  1. ⦁ 동네를 지키는 투쟁 메이트
  2. ⦁ 충남 예산군 조곡산업단지 사업 백지화 쟁취
  3. ⦁ 산업단지 개발 반대를 위한 서명운동 추진

‘자원순환시설’
폐기물 매립장일 거라고
생각이나 했겠어?

알고 보니 폐기물 매립장이 목적이더라고.
그게 돈이 되니까.

산폐장만 빼는 건 에스케이의 꼼수 산단면적 50만 제곱미터 이하로 줄여라 라고 쓰여 있는 두 사람의 투쟁용 피켓이 조순희의 집 노란색 외벽에 세워져 있는 사진.

주민들의 알권리가 당연히
보장되어야 하지 않겠어?

군청에 물었더니 홈페이지에 고시를 했다는 거야.
도대체 노인네들이 그걸 어떻게 보라는 건지.

탐정 복장을 입고, 안경 줄이 달린 안경을 쓴 조순희가 삽에 두 팔을 받친 채 카메라를 보고 여유롭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앉아 있는 사진.

정책 담당자라는 자들이
그럴듯한 말로 교묘하게
국민을 속인다고 봐

시골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고 엄청 무시해.
우리처럼 완장 안 찬 사람들은 다 배제하는 거지.

탐정 복장을 입고 오른손에 호미를 든 고의숙이 비밀을 다 파헤쳐 버리겠다는 듯 당당하게 미소 지으며 정면을 바라보는 사진.

싸움꾼이 되는 거지
나도 모르게

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문제니까
목소리를 높여서 싸울 수밖에 없는 거야.

노트를 든 고의숙과 캠코더를 든 조순희가 수사 자료를 검토하듯 열중하는 표정으로 각자 손에 든 물건을 살피는 사진. 나란히 자리한 두 사람의 몸은 오른쪽으로 향해 있다.

까맣게 모르고 있었어
한참 진행된 다음에
아는 게 아니라
미리 알 수 있어야 해